2. 『1984』
이제 『1984』를 보자.
세계는 오세아니아·유라시아·이스트아시아로 삼등분 되었다. 오웰은 그중 오세아니아의 당원 윈스턴 스미스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국가는 당이 통치하며 통치권의 꼭대기엔 빅 브라더가 자리한다. 빅 브라더가 실존하는지 가상의 인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빅 브라더는 권력 그 자체이고, 모든 것을 관장한다. 그리고 언제나 당신 곁에 머문다. 저 유명한 구절을 보라!
"Big Brother is watching you."
빅 브라더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곳곳에 설치된 텔레스크린은 빅 브라더의 시선이다. 텔레스크린은 당의 강령을 송신하고 아울러 당신의 모든 것을 수신한다. 통제 국가의 정수인 오세아니아. 자, 당의 세 가지 강령을 감상해보자.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이뿐인가? 국가 행정기구의 명칭은 또 어떤가.
보도, 연예, 교육, 예술을 관장하는 진리부
전쟁을 관장하는 평화부
법과 질서를 담당하는 애정부
경제 문제를 책임지는 풍부부
이들 행정기구의 명칭과 당의 슬로건은 참으로 역설적이요 비논리적이다. 역설과 비논리가 지배하는 서슬 퍼런 세상에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려는 사람이 존재한다. 그가 바로 윈스턴 스미스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법인 세상에, 그는 자신의 생각을 일기장에 기록하고, 당의 동지인 줄리아와 사랑을 나누며, 당이 주적으로 지목한 인물의 사상을 담은 책을 구해 읽는다.
오세아니아는 초국가 간 전쟁을 끊임없이 벌인다. 전쟁의 목적은 상대 국가를 무너뜨려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일 따름이다. 당은 신어(新語)를 만들어 당원과 인민들의 사고를 제한하고 이중사고로써 그들의 사상마저 통제한다.
스미스는 당이 제한하는 ‘의심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는 체제에 저항함으로써 얼마간 해방감을 느끼지만 자신이 언젠가 증발할 것임을 예감한다.
스미스가 연대감을 가졌던 인물들은 사상경찰이거나 그 끄나풀이었다. 그는 사상경찰의 기습에 줄리아와 함께 체포된다. (비상식적 질문을 포함한) 갖은 고문에도 제 신념을 고수하던 스미스였지만 끝내 사랑을 배반하고, 체제에 흡수된 채 총살을 당한다. 안타깝게도 그의 예감이 적중한 셈이다.
『1984』, 이 디스토피아 소설은 비판 대상을 공산주의로 한정하는 듯 보이지만 오웰은 파시즘을 비롯한 모든 전체주의를 경멸했다. 조지 오웰은 『1984』를 매개로, 발전된 기술을 획득한 전체주의 국가의 미래상을 그림으로써 우리에게 섬뜩한 경고의 편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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